10·29 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경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119-3번지 일대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인 다수의 인파가 뒤엉키면서 300명이 넘는 압사 사상자가 발생한 대규모 참사입니다.
10·29 참사 개요
발생일 | 2022년 10월 29일 |
발생 장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119-3 일대 |
인명피해 | - 사망 158명, 부상 197명 - 외국인 사망자(26명): 이란(5), 중국(4), 러시아(4), 미국(2), 일본(2), 프랑스(1), 호주(1), 노르웨이(1), 오스트리아(1), 베트남(1), 태국(1), 카자흐스탄(1), 우즈베키스탄(1), 스리랑카(1) |
정부 대응 | - 국가애도기간 선포(10월 30일~ 11월 5일) - 서울 용산구 특별재난지역 선포 |
참사 당시 이태원에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을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는데, 특히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보행로 폭이 4m 안팎으로 매우 좁은 구역임에도 현장 통제 및 통행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158명이 사망하는 등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사망자 성별은 102명이 여성, 56명이 남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외국인 사망자는 중국·이란·미국·우즈베키스탄·노르웨이·일본·러시아·호주·스리랑카 등 14개국 26명으로 파악됐습니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 이후 10월 30일부터 11월 5일 밤 24시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사고가 발생한 서울시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한편, 서울 도심에서 이와 같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502명이 사망했던 1995년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 처음 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또 단일사고 인명피해로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로, 당시 세월호 침몰로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사망했고 14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사고 발생 및 구조 작업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는 10만 명이 넘는 수많은 인파가 운집했는데, 이날 오후 10시 12분쯤(초기에는 10시 15분에 첫 신고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확인) 사람 10명 정도가 깔려 있다는 내용의 최초 신고가 소방당국에 걸려왔습니다.(112 경찰 신고는 이날 오후 6시 34분경 최초 접수)
그리고 10시 20분께부터 해밀톤호텔 근처 좁은 내리막길 골목에 여러 명이 깔려 있다는 신고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소방당국은 즉시 사고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수많은 차량과 인파로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 작업은 지연됐습니다.
그리고 소방당국이 사고 현장으로 진입했을 때는 이미 수백 명의 사람들이 뒤엉킨 상태였으며, 이에 소방당국은 10월 29일 밤 10시 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이후 10시 45분에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재난의료지원팀 출동을 요청했으며, 30분 뒤인 밤 11시 13분에는 대응 2단계로 상향한 뒤 11시 19분에는 이태원 일대의 축제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이어 밤 11시 50분에는 모든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소방대응 최고인 3단계를 발령하고, 전국 6개 시·도 소방본부 119구급차 142대 투입을 지시했습니다.
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나
이태원 참사는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음에도 안전사고에 대비한 현장관리 및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우선 참사가 발생한 장소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호텔 뒤편인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있는 대로로 내려오는 좁은 골목길입니다.
이곳은 길이 45m, 폭 4m 내외로 성인 5∼6명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데다 경사까지 심한 비탈길입니다.
그러나 번화가와 대로변을 잇는 골목이라는 특징상 위쪽에서 내려오는 사람과 이태원역에서 나와 위로 올라가려는 사람의 동선이 겹치는 곳인 데다, 특히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이 골목이 수용할 수 있는 이상의 사람이 몰리는 대혼란이 빚어진 것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참변을 피한 생존자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스스로 걸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고, 사고 목격자들에 따르면 뒤에서의 밀침이 심해지자 갑자기 오르막길 쪽에 있던 사람 중 일부가 넘어지면서 순식간에 대열이 무너졌고 이에 내리막에 있던 사람들까지 연쇄적으로 겹겹이 넘어졌습니다.
여기에 용산소방서와 사고 현장은 약 2km 거리로 그다지 멀지 않았으나 워낙 많은 인파와 차량으로 구급차의 현장 진입이 매우 어려웠고, 사고 현장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뒤엉켜 있어 신속한 구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많은 인파와 구조 지연으로 심정지 및 호흡곤란 환자가 수백 명에 이르면서 심폐소생술(CPR) 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시민들까지 CPR 구조에 가세하기도 했습니다.
사망자 대부분의 사인은 '질식에 의한 심정지'로 알려졌는데, 이 경우 골든타임은 단 4분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 젊은 층이 대거 운집할 것이 예상됐고, 실제로 금요일인 10월 28일부터 수만 명이 몰리기 시작해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시청)나 용산구(용산구청)에서 안전사고에 대비한 사전 대책은 물론 당일 현장관리 및 통제에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사고 당일 현장관리를 할 수 있는 경찰병력 역시 충분히 배치되지 않았는데, 당시 이태원에 배치된 경찰병력은 137명에 불과했으며 이마저 압사 등의 안전사고 대비가 아닌 불법 촬영과 마약범죄 집중 단속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보행자 통행 방향을 정하거나 진입 인원수를 조정하지 않았고, 지난 2017년 등에 설치했던 폴리스라인도 설치하지 않아 이번 사고가 예고된 인재라는 비판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참사가 발생한 10월 29일 오후 6시경부터 경찰(112)에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했고 9시부터 신고가 늘고 10시 15분 이후 신고전화가 급증한 사실이 11월 1일 중대본의 브리핑을 통해 알려졌는데, 경찰은 4건에 대해서만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이태원 참사를 긴급기사로 전하면서 이번 참사에 있어 당국의 사고 예방 조치가 부족했다고 일제히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고에서 충분한 현장 인력과 대응책이 없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이번 참사에서도 드러났듯 인재에 취약하다는 점은 첨단기술과 대중문화의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는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또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당국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이 코로나19 규제 완화 이후 첫 할로윈을 기념하기 위해 이태원에 몰려둔 군중 수를 어떻게 규제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 서울 용산구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10월 30일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와 관련해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한다고 밝혔으며, 모든 정부부처와 관공서에 즉각적인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는 10월 30일 이태원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서울시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치유 지원금 등 필요한 지원을 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사회재난으로는 11번째 사례로, 앞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2007년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 ▷2012년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 선포된 바 있습니다.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면 사망자 유족 및 부상자에 대한 구호금 등 일부가 국비로 지원되며, 피해 수습과 지원은 재난피해자 주민등록부의 주소지 관할 지자체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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