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대 부부 중 상당수가 출산 계획에 소극적인 이유로 ‘경제적 요인’(돈 문제)을 꼽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주거비용 부담(28.5%), 육아비용 부담(24.5%), 경력단절 우려(16.8%), 사교육비 등 교육 문제(12.2%) 등 ‘경제적 요인’에 속하는 비율이 82%나 됩니다.
자녀를 두지 않은 북유럽 중년 남녀 가운데 남성은 젊은 시절의 조현병과 알코올 중독, 여성은 당뇨병과 선천성 기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핀란드 헬싱키대 등 공동 연구팀은 50~60대 핀란드, 스웨덴 남녀 약 250만 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핀란드, 스웨덴 남녀가 자녀를 두지 않은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병(74종) 가운데 50% 이상이 정신행동장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가면역병과 염증성 질환도 병과 무자녀 사이에 연관성이 있었습니다.
남성은 조현병과 급성 알코올 중독을, 여성은 선천성 기형과 당뇨병 및 관련 질병을 젊은 시절에 앓은 경우 무자녀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서유럽, 동남아 국가의 1970년 전후 출생자 가운데 최대 15~20%가 자녀를 전혀 두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사회적, 경제적, 개인적 선호도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질병, 특히 가임기 이전에 걸린 병이 평생 자녀를 갖지 않는 데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개인도 사생활을 중시해 이런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길 꺼려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헬싱키대 아오싱 리우 박사(분자의학, 박사후 연구원)는 “전 세계적으로 무자녀 사례가 늘어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그중에서도 출산을 늦추는 것은 ‘비자발적 무자녀 위험’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원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청소년기 등 젊은 시절에 걸린 병이 평생 무자녀 사례, 남녀의 낮은 출산율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체계적으로 탐구한 성과”라고 덧붙였습니다.
연구팀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전국등록부를 사용해 1956~1973년 태어난 여성 140만 명과 1956~1968년 태어난 남성 110만 명의 초기 생애 질병 진단 정보 414건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청소년기인 16세에 살아 있었고, 이민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2018년 말(여성은 45세, 남성은 50세에 해당)까지 출산을 끝낸 상태였습니다.
연구팀은 무자녀 상태에 차이를 보이는 자매 7만 1524쌍과 형제 7만 7622쌍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자녀를 전혀 두지 않거나 자녀가 한 명뿐인 형제자매는 자녀가 많은 사람에 비해 질병과 무자녀 상태 사이의 연관성이 훨씬 더 높았습니다.
병 때문에 자녀를 전혀 두지 않거나 한 명만 둔 사례가 많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조사 대상 남성의 약 4분의 1, 여성의 약 17%에게는 자녀가 없었습니다.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이 자녀를 두지 않을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여성은 21~25세에 걸린 병이, 남성은 26~30세에 걸린 병이 무자녀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예컨대 16~20세에 비만이 된 여성은 그 이후에 비만이 된 여성에 비해 자녀가 없을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또한 무자녀는 파트너가 없는 상태의 영향(여성의 경우 29.3%, 남성의 경우 37.9%)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녀가 없는 사람은 독신일 확률이 2배 높았습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옥스퍼드대 멜린다 밀스 교수(인구보건학)는 “무자녀와 관련된 남녀의 젊은 시절 질병에 대한 연구와 공중보건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자발적 무자녀와 비자발적 무자녀의 영향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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