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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어닝쇼크'에 엇갈린 대응(feat. 업계 지각변동)

by 스페이스토리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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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혹한기를 맞아 업체들의 3분기 실적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에 대다수 업체들은 투자와 생산을 줄이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감산도 없고 투자계획에도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업체들의 상이한 대응 방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최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감산과 투자 축소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약 60%씩 줄어든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생산량을 줄이고 내년 투자도 올해(10조 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메모리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도 하반기 생산량을 줄이고, 반도체 장비 투자 예산을 30%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키옥시아 역시 이달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30%가량 줄일 예정입니다.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는 올해 설비투자를 계획보다 10% 정도 축소한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인텔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섭니다. 올해에만 판매 비용과 운영비 등에서 30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를 절감하는 등 2025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2000억 원)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업체들은 일정기간 동안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수급 밸런스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업황과 연계해서 설비투자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기조는 동일하다. 중장기적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소 내년 1분기까지 다운사이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감산도, 투자 축소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중장기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경쟁업체들과는 다른 선택을 한 배경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 43.4%,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33.3% 점유율을 확보한 메모리 업계 최강자입니다.

 

현재 글로벌 D램 생산 규모에서도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자랑합니다.

 

지난 6월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파운드리 세계 최초 양산, 극자외선(EUV) 기반 D램, 128단 저장 공간을 한 번에 쌓을 수 있는 낸드 공정 등 고급 기술을 통한 원가 절감 능력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은 4분기에도 지속되겠지만 원가경쟁력 덕분에 이익의 감소 폭이 경쟁사보다 현저히 적을 것"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선두업체로서의 경쟁력이 잘 드러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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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끝나면 메모리 업계 지각변동 가능성

반도체 업체의 엇갈린 행보를 두고 향후 메모리 업계가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출혈 경쟁으로 시장을 몰고 가는 치킨게임을 선포한 것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치킨게임은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이론입니다.

 

치킨게임의 패자는 어김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바 있습니다. 2008년을 전후해 대만 D램 업체의 극단적 가격 인하로 시작된 반도체 치킨게임으로 독일 인피니온의 자회사이자 당시 세계 2위 D램 업체였던 독일의 키몬다는 파산했습니다.

 

대만과 일본 기업이 출혈 경쟁을 했던 2012년에는 일본 유일의 D램 업체였던 엘피다가 쓰러졌습니다. 결국 엘피다는 미국 마이크론에 인수됐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 축소와 감산을 통해 버티기 모드로 들어간 것은 이때의 학습효과인 셈입니다.

 

 

 

이런 이유로 현재의 혹한기 상황에서 출혈 경쟁에서 버티지 못할 경우 향후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만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규모의 경제, 원가 경쟁력, 현금성 자산 측면에서 감산할 필요가 없으며 유동성 걱정도 없고 오히려 인수합병(M&A) 기회도 찾아볼 만한 절호의 기회"라며,

 

"메모리 경쟁사 대비 '나 혼자만 레벨업'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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