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빈 살만(feat. 방한, 네옴시티, 뉴캐슬 구단주)
한국 언론에서는 이 인물을 빈 살만 왕세자라고 지칭하는데, 빈 살만은 이름이 아니라 살만의 아들이라는 뜻이고, 진짜 이름은 무함마드입니다.
사실 왕세자 즉위 이전 국방장관 시절에는 '무함마드'라고 제대로 표기한 기사가 검색되지만, 무함마드 빈 살만이 왕세자로 책봉된 이후로는 '빈 살만'으로 호칭이 바뀌었습니다.
아마도 전임 왕세자 이름이 무함마드 빈 나예프였기 때문에, 둘을 구분하려고 이렇게 한 듯합니다.
빈 살만의 행보
킹 사우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2009년 수도주인 리야드 주지사 고문역으로 현실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왕자만 수백 명이 있는 복잡한 권력구도인 사우디 왕가에서 모략과 음모로 경쟁자들을 하나하나씩 제거하고 일인자로 올라선 권모술수의 화신 같은 인물입니다.
이런 인물이 항상 그렇듯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암살이나 납치 같은 무리수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2017년 6월 21일, 아버지 살만 국왕이 제1왕태자 겸 내무장관인 조카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폐하고 친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을 왕태자로 봉한다는 칙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왕위 계승에 있어서 세대교체는 물론이거니와 사우디아라비아 최초로 부자 상속까지 확정 지었습니다.
신성장 정책
무함마드 왕태자는 사우디를 기존의 석유의존적 경제에서 탈피해 첨단기술과 민간 투자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하는 국가 개발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 중입니다.
최첨단 도시 네옴 시티(Neom City) 건설을 계획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5,000억 달러, 한화 약 696조 2,600억 원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이 도시 계획의 핵심이 될 마천루인 더 라인만 해도 공사비용이 1조 달러, 한화 약 1,445조 3,6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예산은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네옴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이 계획 자체는 현실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방한
· 2019년
2019년 6월 26일 ~ 27일에 1박 2일의 일정으로 최초로 대한민국을 방문했습니다. 사우디 왕위 계승자로 1998년 압둘라 왕태제 이후 21년 만이었습니다.
차기 권력 1순위인만큼 왕태자의 방한임에도 국빈 예우를 받았었죠. 국빈급 해외 정상급 인사의 공항 영접은 보통 외교부장관이 하지만 이번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와 영접했습니다.
또한, 청와대는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왕태자를 위해 해외 정상의 국빈 방한에 동원되는 의장대 사열까지 준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고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에너지 신산업 분야 등 양해각서(MOU) 10건을 체결했었죠. 규모는 83억 달러, 한화로 약 10조 원에 달합니다.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한국 5대 기업 오너들과 오후 삼성그룹 영빈관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예정에도 없던 합동 간담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주국방 모델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본떠 자체적인 무기 개발 기술력을 키우겠다고도 했습니다.
· 2022년
2022년 11월 17일, 한-사우디 수교 60 주년을 맞아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초대형 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 관련 기업인들을 만나기 위해 롯데호텔 서울에 1박 2일 일정으로 머뭅니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확대회담과 단독회담, 오찬을 가졌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입주한 이후 첫 해외 정상급 인사입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양국 관계를 미래 지향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자는 데에 공감했으며, 네옴시티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또,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한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 노력에 대한 지지도 확인받았죠.
뉴캐슬 유나이티드 FC 구단주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을 이용해 뉴캐슬 유나이티드 FC의 매입 협상을 벌였습니다. 2018년부터 맨유를 4조 원이 넘는 돈으로 산다고 나섰으나 글레이저 구단주에게 거절당했고, 결국 뉴캐슬로 방향을 바꾼 것이죠.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1. 사우디아라비아 인권 문제
2.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저지르는 불법 프리미어리그 시청 방송 적발 미흡
이 같은 이유로 결국 2020년 7월 31일, 사우디 국부펀드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를 포기했었습니다.
사실은 사우디 왕가 소유인 PIF가 PL 중계권사인 카타르의 베인 스포츠와 극심한 마찰을 겪고 있기 때문이었는데요.
사우디는 카타르와 국가 간 갈등으로 인해서 중동의 독점 중계권사인 베인 스포츠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불법으로 방송을 하던 거였죠.
이에 1조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아랍 독점 중계권을 계약한 베인스포츠에서 항의했고 해적 방송이 문제가 되자 EPL 사무국은 PIF가 소유자 테스트(Owners and Directors)에서 떨어졌다며 뉴캐슬 인수를 불발시켰던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2021년 재정난에 빠진 쑤닝 그룹이 소유한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를 팔기로 하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 및 새로운 구단주로 무함마드 왕세자가 떠올랐었죠.
그러나, 2021년 10월 7일부로 뉴캐슬 유나이티드 FC를 인수하는 데 성공합니다.
인권 문제는 일단 넘어가는 대신에 프리미어 리그 사무국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구단 운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보증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PIF 측은 베인스포츠와 중계권 문제를 해결하면서 중계권 문제를 해결했죠.
하지만 알나얀이나 알사니처럼 생각보다 많은 투자를 안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살만 왕세자가 투자에 인색할 우려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구단 인수까지 1년 이상 여러 논란이 있었는데 막상 인수한 후 방치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무엇보다도 왕위 계승자의 자존심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인수 이전까지 117년 동안 리그 우승이 2번이던 맨시티는 UAE의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얀 왕자가 인수한 이후 10년 동안 리그 우승 5번, 리그에서 들어 올릴 수 있는 우승컵을 한 시즌에 모두 쓸어 담았을 뿐 아니라 챔스는 아직 준우승이긴 해도 결승까지 오르는 화려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마찬가지로 파리 생제르맹 역시 카타르 국왕 투자로 리그 우승에서부터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도 거두는 등 타국 이슬람 왕족들의 화려한 유럽리그 투자와 그에 따른 화려한 성과를 거둔 선례가 되었습니다.